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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50,
산업별 가치와 전략의 판도

서울 최대 브랜드 컨설팅 그룹인 인터브랜드(글로벌 대표 파트너 문지훈)는 지난 6월 17일 제13회 ‘Best Korea Brands 2025’ 컨퍼런스를 열고, ‘브랜드 정반합(正反合)’을 주제로 대한민국 대표 50대 브랜드를 발표했다. 2025년 Top 50 브랜드의 총 가치는 234조 7,717억 원으로 전년 대비 9.6% 증가했으며, 인터브랜드는 국내 브랜드들이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유연한 전략과 지속적 혁신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글.   인터브랜드

주요 브랜드 순위와 산업별 성과

2025년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 Top 50의 브랜드 가치는 234조 원으로 전년 대비 9.6% 상승했다. 산업별로 나누어 보면 모빌리티와 테크놀로지 산업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상승하며 가장 큰 성장을 보였고, FMCG는 - 12.4%로 낙폭이 컸다. 삼성전자는 대내외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브랜드 가치 122조 원으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반도체 산업의 어려움 속에서도 AI 기술을 바탕으로 한 모바일 사업부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LG전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높은 브랜드 성장세를 이어갔다. 2023년 ‘Smart Life Solution Company’로의 도약을 선언하고 가전 구독 서비스의 확장과 함께 HVAC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투자를 강화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산업의 변동성 속에서도 브랜드 가치 2조 3,942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9% 성장을 이뤄냈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 회복과 AI 중심의 기술 고도화 전략이 시장의 기대를 이끌었고, 지속적인 기술 투자와 ESG 경영 노력이 브랜드 신뢰도 제고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NOL로 이름을 바꾼 야놀자가 새로이 Top 50에 이름을 올린 점도 주목할 만하다. 숙박을 넘어 여행과 여가 전반을 아우르는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 노력이 성과를 내고 있다. LG이노텍은 작년 Top 50에 처음 진입한 이후, 다각화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에 부합하는 새로운 비전 슬로건과 브랜드 스토리를 구축하며 테크놀로지 기업으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했다. 이러한 전략적 브랜딩 노력을 통해 축적된 브랜드 자산은 올해 브랜드 가치 48위라는 안정적인 순위 상승에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자율주행차용 센싱 및 통신 모듈 사업을 미래 성장 엔진으로 설정하고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전장 부문 기술 역량 강화 또한 브랜드 가치 상승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모빌리티 산업은 산업군 중 가장 큰 성장세(+14.7%)를 보였다. ‘Progress for Humanity’의 그룹 비전 아래 현대자동차는 14.6%, 기아는 16.6%, 브랜드 가치가 성장하였다. 자동차 기업을 넘어 로봇, 수소를 아우르는 퓨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브랜드를 재정의하고 에너지 전환에 따른 EV, 하이브리드 모델에 발 빠르게 대응한 결과다.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추세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역시 7.5% 브랜드 가치가 성장하며 전년 대비 3단계 순위를 끌어올리며 19위에 위치했다. 작년까지 큰 폭의 성장세를 유지했던 리테일은 올해 주춤한 모습이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의 약세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던 편의점도 그 상승세가 꺾였다. 대신 쿠팡은 배달, 콘텐츠, 뷰티까지 상품군을 넓히며 라이프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지속했다. 유통채널의 파편화 흐름 속 올리브영은 압도적 K-뷰티 채널로의 입지를 확고히 했고, 다이소는 가성비 생활용품을 넘어 뷰티, 건강기능식품으로 제품군을 확장했다. 다이소는 작년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 Top 50에 첫 등장한 이래 올해도 5단계 순위가 상승하며 44위에 랭크되었다.

올해 FMCG 산업군은 전반적으로 숨 고르기를 하는 모양새다. 가성비를 앞세운 인디 브랜드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을 넓히고 있는 K-뷰티, 그리고 새로운 멋과 힙을 그려낸 인디 패션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시장 강자로 군림해 왔던 브랜드들의 성장세는 주춤하기 때문이다. 이에 변화하는 시장 흐름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할 때다. 반면 F&B에서는 놀라운 이단아가 등장했다. ‘불닭’ 신화를 바탕으로 전 세계 유튜버들의 챌린지 돌풍을 일으킨 삼양식품이 올해 첫 TOP 50에 진입했다. 미디어와 텔레커뮤니케이션 산업 역시 마찬가지다. 양질의 콘텐츠는 OTT 사업자가, 다양성의 측면에서는 유튜브를 비롯한 소셜 미디어의 역할이 커지며 미디어 시장은 양극화, 파편화되었다. 최근 불거진 개인정보 해킹 사건도 통신 사업 브랜드에 악영향을 미쳤음을 부인할 수 없다.













위기를 기회로 삼은 브랜드의 전략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일관된 브랜드 전략으로 기회를 넓힌 브랜드도 찾아볼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바이오 CDMO 시장에서 생산 인프라 강화와 고객 맞춤형 서비스 고도화로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 TOP 50에 첫 입성했다. 두산에너빌리티도 SMR 등 신규 에너지 시장에 대응하며 브랜드 가치 성장을 이어갔고, 네이버는 커머스, 콘텐츠 사업 강화와 함께 AI 미래 사업에서도 조금씩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금융 산업군에서도 안정적 브랜드 운영이 돋보였다. KB국민은행은 전년 대비 6%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며 브랜드 전체 순위 6위에 이름을 올렸다.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서도 일관된 브랜드 메시지와 디지털 금융 전환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성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브랜드 가치 7,911억 원으로, 전년 대비 7.6% 상승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디지털 투자 플랫폼 고도화와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 강화에 주력했으며, 장기적 관점의 투자 철학과 고객 중심 전략을 일관되게 유지한 점이 브랜드 신뢰도 제고에 기여했다.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큰 시대다. 이번 2025년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 랭킹은 이러한 경제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일관된 브랜드 지향점을 바탕으로 시장의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비즈니스 전략이 필요함을 대변한다. 브랜드는 결코 단기적이거나 장기적인 극단의 시야만으로 운영할 수 없다. 민첩한 판단력과 끈기 있는 철학이 함께할 때, 브랜드 가치는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