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여행

바다를 온몸으로 느끼는 곳
포항

해 뜨는 도시


시간은 끊임없이 흐르지만, 해가 바뀌고 새로 해가 뜨는 것은 사람들에게 특별하게 다가온다.
특히 새해 첫 일출은 새로운 다짐과 함께 늘 설렘으로 다가온다.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를 볼 수 있는 곳인 포항은 새해가 되면 늘 화제가 되는 도시다.

글. 편집실

남한의 가장 동쪽, 해 뜨는 곳 포항

우리나라의 가장 동쪽 끝은 어디일까? 물론, 독도다. 섬을 제외한 휴전선 이남 우리나라 동쪽끝은 포항시 구룡읍 석병리다. 한반도 지도를 보면, 호랑이 등처럼 해안선이 매끄러운 곡선으로 이뤄져 있는데, 남동쪽에 살짝 들어가 있는 부분이 바로 포항 영일만이고, 꼬리처럼 뭉툭하게 튀어나온 부분이 호미곶(虎尾串)이 있는 장기반도다. 이런 지리적으로 상황 덕분에 포항은 오래전부터 해맞이 명소로 이름이 높았다. 포항의 옛이름 영일(迎日) 또한 해를 맞는다는 의미다. 삼국유사의 연오랑세오녀 이야기의 무대도 바로 포항이다.

코스 1 일출의 명소, 호미곶

해맞이로 유명한 관광지를 꼽자면 첫손에 꼽히는 곳이 호미곶 해맞이광장이다. 이곳은 상생의 손이라는 조형물로 더 유명한데, 두 개의 손이 한쪽은 육지에서 바다를 향해 벌리고 있고, 다른 쪽은 바다에서 육지를 향해 손을 뻗고 있다. 여기에는 손을 맞잡고 서로 도우면서 살자는 뜻이 담겨 있다. 어두운 새벽 바다 위에 있는 오른손이 떠오르는 해와 엮여 장엄한 풍경을 연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해맞이광장 한켠에는 2만인분의 떡국을 만들 수 있다는 커다란 가마솥이 있는데, 매년 1월 1일 이 가마솥에 떡국을 끓여 방문객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주변에 있는 새천년기념관이 있어 포항의 역사를 둘러볼 수 있다. 국립등대박물관도 호미곶에 가면 꼭 들러야 하는 코스다. 바다의 신호등이었던 등대의 역할과 해양 문화의 변천사를 둘러볼 수 있다. 특히 등대박물관 2관은 체험관으로 꾸며져 있어 아이들과 함께하기에도 좋다.

코스 2 영일만의 낭만, 영일대와 스카이워크

포항 바다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은 영일만 일대다. 우선 영일만 한가운데에 위치한 영일만 해수욕장은 길이 1,750m, 폭 70m로 동해안 중 가장 규모가 큰 백사장이 있다. 천천히 걸으면서 바다를 만끽할 수 있다. 또 바다를 향해 맛집과 카페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 사시사철 아름다운 해안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영일만의 백미는 영일대라는 해상누각이다. 해수욕장 북쪽, 바다 위에 지어진 영일대는 낮에는 바다와 함께 낭만적인 정취를 보여주며, 밤에는 야간 조명과 함께 환상적인 기분이 드는 장소로 야간에 더 인기가 많은 곳이다. 한편, 영일대 인근에 있는 환호공원에는 스페이스 워크라는 이색적인 조형물도 있다. 포항에 본사가 있는 포스코가 기획·제작·설치한 스페이스 워크다. 철로 그려진 우아한 곡선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스페이스 워크라는 제목처럼 구름 위를 걸으며 우주 공간을 유영하는 듯한 신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25m 높이에서 포항의 아름다운 풍경과 영일만의 일출·일몰을 감상하기에도 좋다.

코스 3 맛과 멋, 구룡포와 일본인 가옥거리

해산물과 함께 이색적인 풍광을 맛보고 싶다면 호미곶의 남쪽 구룡포가 제격이다. 구룡포는 동해안의 대표적인 어항으로 과메기로 유명하다. 겨울이면 항구 주변으로 줄줄이 널린 꽁치와 청어를 볼 수 있다. 인접한 구룡포 시장에서 해풍을 맞으며 생산된 신선한 과메기를 구매해 보자. 구룡포의 또 다른 명물은 일본인 가옥거리다. 100여 년 전 구룡포항이 어항으로 개발되면서 다수의 일본인들이 구룡포에 자리잡게 되었는데, 이때 생긴 일본식 가옥들이 몰려있다. 현재 500m의 거리에 80여 채 가량이 남아 있는데, 시간이 멈춘듯한 풍경과 따뜻한 목조가옥의 색감이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촬영지로도 입소문을 탔으며, 곳곳에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어 SNS용 사진 명소로도 이름이 높다.

코스 4 파도와 바다, 전망대와 둘레길

파도와 어우러진 생생한 바다와 청량한 바닷바람을 맞고 싶다면 이가리 닻 전망대를 추천한다. 영일대 북쪽에 위치한 이 전망대는 바다를 향해 높이 10m, 길이 90m 돌출된 형태로 설치되었다.
작은 해안 바위들 위에 놓여 있어 데크 아래로 파도 소리가 울리며, 시원한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바닷길을 오랫동안 걷고 싶다면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이 좋다.
호미반도 주변 25km에 조성된 이 둘레길은 항구와 방파제, 해안 데크, 어촌 등 다양한 바다 정취를 속속들이 느낄 수 있다.
또한,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에 위치한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과 귀비고, 신라마을은 역사를 배우는 아이들에게 흥미로운 경험을 안겨줄 수 있다.